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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부울경…수소 메가블록으로 <9> 세계 수소경제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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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2 /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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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10년 내 생산비용 80% 절감
- 日, 해외서 생산 자국 조달 계획
- 獨, 수소차 인프라 4700억 투입
- 영국은 주력에너지로 전환 속도

- 한국, 관련 기관·세부 목표 마련
- 기술 표준화로 세계시장 주도를

미국의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은 “수소는 인간 문명을 재구성하고 세계 경제와 권력 구조를 재편하는 새로운 에너지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에너지 공급과 수요 전체 영역에서 수소와 전기를 에너지 유통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제 체계를 의미하는 ‘수소경제’가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에너지 패러다임이라고 지속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얼마 전까지 수소경제는 단순히 잠재력이 많은 ‘미래의 기술’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수소기술이 발전하면서 수소 전기차가 거리를 활보하는 등 수소가 우리의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은 수소 경제를 선도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다른 나라와 경쟁하고 있다. ‘수소경제’라는 개념이 나온 지 50여 년이 흐른 지금, 전 세계는 수소경제에 얼마나 근접했을까. 세계에서 일어나는 ‘2050 탄소중립’을 위한 움직임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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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독일 쾰른 인근 ‘쉘 에너지 앤 케미컬 파크’에 문을 연 그린수소 생산 플랜트. 이곳에서는 유럽의 청정 정제 수소 프로젝트인 ‘리파이네(Refhyne)’의 하나로 5개 정유공장을 에너지·화학단지로 전환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 플랜트는 연간 1300t의 수소를 생산한다. 로이터 연합뉴스
■유럽, 수소를 주력에너지로

유럽의 대표주자인 독일은 수소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합작한 ‘H2 Mobility Industry Initiative’를 설립하고,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80만 대, 수소충전소 1000개소 보급을 목표로 세웠다. H2 Mobility는 독일 정부와 유럽연합으로부터 수소충전소 건설비용의 3분의 2를 지원받아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전체 투자액 규모는 약 3억5000만 유로(약 4750억 원) 수준이며, 대도시에는 10개소 이상, 대도시를 잇는 고속도로에는 최소 90㎞당 1곳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는 세부적인 목표도 수립했다. 또한, 2030년까지 발전량의 5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수소경제와 융합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최근 많은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태양광 및 풍력의 잉여전력을 수전해 방식으로 수소로 변환하는 power to gas (P2G) 방식을 통해 생산부터 운송, 저장 및 활용까지 완전한 친환경 에너지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영국은 2050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의 20~35%를 수소로 충당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내용은 블루수소와 그린수소의 세부 생산 전략, 저탄소 수소에 관한 표준 개발 등이다. 인프라 개발 및 가스를 공급할 때 20%의 수소를 혼합하는 방식을 통해 기존 천연가스 배관을 활용하는 방법의 타당성 검증도 진행 중이다. 2020년 8월 10개의 기업으로 구성된 수소 태스크포스에서 발표한 수소경제 영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수소에너지를 통해 2035년까지 180억 파운드 규모의 부가가치 및 7만4000개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 장기 전력 시나리오(National Grid Future Energy Scenario) 2020은 영국의 전기분해 기반 그린수소 및 기타 제로 배출 수소 설비용량은 현재 60만t에서 2050년까지 740만t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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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수소’ 기술 선점 나선 미국

미국은 연간 약 1000만t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물, 천연가스, 바이오매스, 석탄 등의 다양한 물질에 결합돼 있는 수소를 분리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는 지난 7월 차세대 청정수소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과 기관에 총 5250만 달러(약 616억 원)의 기금을 지원하기로 하고, Energy Earth shots Initiative와 31개의 청정수소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2030년까지 청정수소 생산비용을 현재의 80%까지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에너지부 산하 EERE(Department of Energy Efficiency and Renewable Energy)는 특히 ‘수전해 제조 개선 및 조립 간소화를 통한 수소 생산비용 절감’과 ‘생물학·전기화학적 접근 방식의 수소 생산 연구’에 집중한다. 효율성, 내구성이 강화된 연료전지 발전 모듈과 부품 개발, 수소생산 경로, 수소 공급망, 연료보급 기술, 수소 에너지저장 기술, 연료전지 시스템 성능 및 비용 평가를 위한 분석 연구 등이 진행된다. 에너지부의 다른 산하기관인 FECM(Office of Fossil Energy and Carbon Management)은 ‘고온용 가역성 연료전지(RSOC·Reversible solid oxide cell)의 열화 메커니즘 및 경로’ 등 보다 기술적 영역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가역성 연료전지는 대용량 에너지 저장 장치로, 가역성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한 수소 생산의 효율성 신뢰성 내구성 평가와 수소 생산 비용 절감을 위한 가역성 연료전지 기술·소재 개선 등의 연구가 진행된다. 뿐만 아니라 수소와 천연가스 혼합연소를 위한 가스터빈 연소 시스템 개발에 대한 연구도 지원할 계획이다.

■국제 수소 공급망 추진하는 일본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자립형 에너지 공급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수소경제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2014년 ‘에너지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수소사회 실현을 범국가적 아젠다로 설정한 뒤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돌입한 상태다. 일본이 밝힌 수소 기본전략 로드맵을 살펴보면 2030년까지 수소차 80만 대와 가정용 연료전지 530만 대 보급, 수소 발전단가 ㎾h당 17엔(175원) 달성 등 분야별로 세부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일본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호주 등 해외의 에너지원을 활용해 생산한 수소를 자국으로 조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국제 수소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수소·연료전지 전략 로드맵 개정안(2019년)에서 국제협력 및 수소 공급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은 지상용 액화 수소탱크 5만㎥ 용량 제조 기술 개발, 수소 액화효율 향상, 수소가격 ㎏당 3달러(약 3500원) 달성, CO2-free 수소설비 가격을 ㎾당 5만 엔(약 51만 원) 이하로 인하 등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한국, 수소 활용에 역량

세계 각국은 1980년대 후반부터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로 신재생에너지에 주목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는 기술의 상용화 단계가 낮고 경제성이 떨어져 먼 미래의 에너지로 인식돼 왔다. 다행히 최근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전략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의 필요성이 커지고, 기술 발전으로 경제성 또한 높아져 관련 산업이 급격히 성장 중이다.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수소 에너지는 아직 초기 단계에 속하지만, 활용처가 수소전기자동차를 시작으로 선박, 열차 및 건설기계 등으로 점차 확장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수소차를 양산하고, 핵심부품을 국산화하는 등 수소 활용 분야에서 이미 세계 선두그룹에 속한다. 이 기술력을 선박 등 전통 주력산업 분야와 연계하면 세계의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다.

수소경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먼저 수소공급망을 구축하고, 수소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최소비용의 수소도입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기업과 정부가 합작해 진행하는 수소 경제의 원동력이 되는 기관을 설립하고, 이를 통해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세부적인 목표 수립, 단계별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청사진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이 수소기술의 표준화를 주도하게 된다면, 우리는 다소 늦은 수소경제 진입을 만회할 뿐만 아니라 수소경제를 선도할 산업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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